서울대공원 일본원숭이사 관람 재개 소식 (자연형 방사장, 동물복지, AZA인증 관련)

서울대공원 일본원숭이사 (자연형 방사장, 동물복지, AZA인증)

솔직히 예전에 일본원숭이사를 처음 봤을 때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 바닥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원숭이들을 보면서 "이게 맞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2026년 7월 11일, 서울대공원이 전면 재정비한 자연형 방사장으로 일본원숭이사 관람을 재개했습니다. 직접 겪어보고, 이전과 이후를 모두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변화가 얼마나 의미 있는지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오래 기다린 변화, 그래도 결과가 중요했습니다

제가 몇 해 전 서울대공원 일본원숭이사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낡고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었습니다. 원숭이들이 맨바닥에 앉아 있거나 단조로운 철제 구조물 위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영 편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물원에서 동물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죠.

그래서 이번 공사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늦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동물복지(Animal Welfare)란 동물이 신체적,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동물이 스트레스 없이 본래 습성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기존 방사장은 그 기준에서 꽤 멀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공사 기간도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주변에서 "언제 끝나나" 하는 말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는 판단이 섭니다. 흙과 모래 기반의 바닥, 높이 5m와 7m에 달하는 대형 수직 구조물, 냉수·온수 폰드까지 들어선 방사장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공간이 되었습니다.

행동풍부화(Behavioral Enrichmen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동물이 사육 환경에서도 야생에서 하는 것과 유사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기법입니다. 여러 길이의 로프, 흔들리는 놀이그물, 암벽 요소가 이번 방사장에 모두 반영된 것은 바로 이 행동풍부화 원칙을 실제로 구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체 간 경쟁을 분산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AZA 인증과 서울대공원의 속사정

이번 재정비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맥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AZA(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ums) 인증 문제입니다. AZA 인증이란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가 동물원의 동물복지, 시설, 교육 프로그램 등을 종합 평가해 부여하는 국제 인증으로, 전 세계 동물원들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취득을 목표로 하는 권위 있는 인증입니다.

서울대공원이 과거 AZA 인증에서 최고 등급인 5년 인증을 받지 못한 데 일본원숭이사의 노후 시설이 걸림돌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직접 그 공간을 눈으로 봐온 입장에서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재정비는 단순히 방사장 하나를 고친 것이 아니라, 국제 기준에 맞는 동물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항해의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갖춰진 환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흙과 모래 기반의 자연형 바닥으로 전면 교체
  2. 5m, 7m 높이의 대형 수직 구조물과 로프, 그물, 암벽 요소 도입으로 입체적 이동 공간 확보
  3. 냉수·온수 폰드(Pond) 설치로 계절별 수온 조절 및 자연 서식환경 모사
  4. 쉘터(Shelter)와 난방 시스템 도입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한 동물 보호 강화
  5. 철망 관람창을 넓은 유리 관람창으로 교체해 어린이 눈높이 관람 환경 개선

이 중에서도 폰드(Pond) 설치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폰드란 일정한 수량을 갖춘 소규모 수조 또는 연못 형태의 시설을 뜻하는데, 일본원숭이가 야생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모습이 잘 알려진 만큼 이 요소는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닌 본능적 행동을 이끌어내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서울대공원의 결과물은 국내 다른 동물원의 일본원숭이 방사장과 비교해도 한 단계 위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이 정도 규모와 구조라면 향후 타 동물원이나 기관에서 모범 사례로 참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공원 공식 사이트에서도 이번 시설 개편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태교육 프로그램, 어른인 저도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재개와 함께 확대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하나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동물사랑! 유치원'이라는 이름의 생태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하는 방식인데, 전문 교육강사와 안전요원이 동행하는 구조입니다.

생태 감수성(Ecological Sensitivity)이란 자연과 생명에 대해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직접 관찰하고 교감하는 경험이 이 감수성 형성에 중요하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부에서도 생태체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간 공사 구간이 많아 교육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는 점도 이번에 함께 해소됐습니다. 일본원숭이사와 꼬마동물사까지 교육 범위가 확대된 것은, 어린이들이 더 다양한 동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입니다. 사실 저도 어릴 때 동물원에서 처음 원숭이를 봤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거든요. 그때 그 공간이 좀 더 자연스럽고 풍부한 환경이었다면, 느끼는 감동도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사장(Release Ground)이란 동물원에서 동물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마련한 개방형 생활 공간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가두는 우리가 아닌, 동물의 행동 반경과 본능적 욕구를 고려해 설계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사육장'이라는 개념과 구별됩니다. 이번 일본원숭이사의 방사장이 그 개념을 충실히 구현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서울대공원 내 다른 동물사 개선 작업에도 긍정적인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일본원숭이사 재정비를 보면서 든 생각은 한 가지였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늦은 것도 용서가 된다는 것. 물론 진작에 이뤄졌으면 더 좋았겠지만, 중요한 건 이 방향이 앞으로도 이어지느냐입니다. 아직 노후된 동물사가 서울대공원 안에 적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원숭이사를 시작점으로, 다른 동물사들도 하나씩 개선되어 가는 흐름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이 결국 사람도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동물원이 됩니다.

--- 참고: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7100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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